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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소 느낀 양의학과 전문의 제도의 한계(?) 
by 29직딩 read.13,059 date.05-04-11 21:04   추천 : 7   반대 : 0

제목없음





한의대를 지망하는 장수생으로서 저희 동네 한의사들에 대한 의구심을 올렸던 2년차 수험생입니다. 그 글에 달렸던 리플들을 읽어보니 저를 의사협회 알바로 보시는 분도 계신 것 같던데 그런 오해도 불식할 겸 제가 느꼈던 양의학과 전문의 제도의 한계랄까 (너무 거창하군요) 그런 걸 짧게나마 써볼까 합니다. (제가 원래 의구심이 많고 직접 몸소 확인하지 않은 사실들은 잘 믿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건 제 전직의 성질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제 허리 치료와 관련해 여러 한의원을 전전 했는데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되려 한의사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라는 글을 썼었는데 그 전에 실은 정형외과 전공의를 몇번 찾아갔었습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자각증상을 말했더니 확인해보자며 엑스레이를 여러 각도에서 찍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판독. 그 결과는 \'아무 문제 없음\'. 그냥 스트레칭이나 열심히 하라고 하더군요. 하릴없이 물러나면서 한의원에 가기로 결심을 했었답니다. 같은 정형외과 의사라도 전공이 다를 수 있는 건가 다소 의아한 기분에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컨대 재활치료나 카이로프락틱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닥터는 차별성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양의학 보다 한의학이나 전통민간요법에서 척추관련 질병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정교하게 치료할 수 있는 까닭은 침대생활이 아닌 온돌생활을 하는 우리 전통 생활양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한의사,양의사에 상관없이 닥터가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어떤 \'틀\'을 갖고 진료에 임하는가에 따라 같은 환자라도 다소 다른 진단이나 처방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푸코가 말한 \'에피스테메\'나 쿤이 이야기한 \'패러다임\'의 차이는 아닐지라도 \'인식관심\'의 차이는 나타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사례를 최근에 몸소 체험하게 되어서 그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최근에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던중 갑자기 눈주위가 대략 10분 안팎의 짧은 시간에 땡땡하게 붓는 증세가 있었습니다. 눈은 충혈되지 않아 독서실 인근의 피부과에 갔는데 피부과에서는 원인물질을 알수 없는 알러지라 하면서 3일치 내복약과 주사를 놔줬습니다. 제가 혹시 눈에 뭐가 들어간 것이 아닐까 물어보니 눈은 쳐다보지도 않고 \'충혈되지않았으니 뭐가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쉽게 결론 지으시더군요.


 


그런데, 약을 먹으면 잠시 가라앉는 것 같더니 몇시간 지나면 다시 악화되는 일이 3일째 반복되었습니다. 더불어 약의 부작용으로 하루종일 딸국질이 멈추지 않는 증세까지 엎친데 덮친격으로 찾아왔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딸국질도 하루종일 하니까 머리까지 아프고 제 삶의 질이 뚝뚝 떨어지는 그래프가 머릿속에 선연하게 그려지더군요.


 시간이 지날 수록 부은 부위가 확산되는 양상이었고 미열감 까지 느껴졌습니다.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3일후 어쩔 수 없이 다시 피부과를 가서 약을 받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과에 찾아갔더니, 의사가 눈을 한번 보더니 아주 간단하기 \'알러지성 결막염\'이라고 결론을 내리더군요. 알러지성 결막염의 증상 중 원래 눈 주위의 피부가 땡땡하게 붓는 증상이 있다는 설명과 함께요.


거기에선 주사나 내복약 없이 항알러지 안약과 스테로이드계통의 안약을 처방해줬는데 약을 투여하기 시작한후 이틀만에 증상이 말끔히 사라졌고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약으로 치료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과를 찾아가지 않고 계속 피부과만 갔으면 과연 이 질병이 쉽게 낳았을까, 아니 내가 앓았던 병의 \'병명\'이라도 알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듭니다.


만약 계속 피부과를 다녔다면 딸국거리는 횡경막을 부여잡고 \'내가 도대체 무슨 고질병에 걸린거냐\'라며 인생을 비관하기 시작했을 수도 ^^:; 있었을 겁니다. \'원인물질을 알 수 없는 알러지\'를 치료하기 위해 그 피부과 단골 손님이 되었을 수도 있겠죠.


 


이번일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전문의로 개원한 양의사이,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질병일 가능성이 있다면 환자에게 다른 과에 진료받기를 권하거나 유사 증상이 있는 다른과의 질병일 가능성을 제시해준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피부과 의사께서는 안과관련 질환일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피부과의사의 틀\'로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한 것이겠죠.


 


같은 질병을 갖고 있더라도 어떤 전공의에게서 진찰을 받느냐에 따라 1주일 이상 약을 먹어야 하는 원인 불명의 고질병으로 진단이 나올 수도 있고 이틀정도 안약을 넣는 것으로 치료되는 간단한 병으로 진단이 될 수도 있다는 이번 경험은 서양의학의 한계랄까, 전공의 제도의 한계라고 할만한 것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알러지성 결막염과 피부에 나타난 알러지가 근본적으로는 다르지 않겠지만 전공에 따라 접근법이 다른다는 것도 참 신기했습니다. 안과 의사가 \'우리는 피부과랑 다르게 이러이렇게 치료합니다\'라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도 이채로왔구요.


 


 


(물론, 어쩌면 이번에 느낀 것은 양의학이나 전문의 제도의 한계가 아니라 그 피부과 의사의 \'실력의 한계\'일 수도 있겠습니다. 혹시 딴지 거실 분들 염려해 퇴로를 열어둡니다)


 

Peterpan  210.♡.13.79   작성일 : 05-04-11 22:50
좋은 경험 하셨네요^^ 제가 보기에는 좋은 안과의사 선생님을 만나신 거 같습니다. 누군가 그러셨죠. 세상 살면서 좋은 의사 한 명과 좋은 한의사 한 명만 알아도 좋다고.ㅋ 그렇게 친절하시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는 의사 분을 만나기도 어렵고. 한의사 분도 마찬가지인데 정말 좋은 경험 하셨어요.ㅋ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에 서로 간의 이해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양의학 내에서도 경험하신 것처럼 피부과와 안과가 서로 다른데 한의사도 마찬가지거든요. 자신이 가진 관을 통해서 어떤 분은 침으로. 어떤 분은 약으로 그렇게 아픈 분들을 대하시니까요.

그 경험 잊지마세요^^ 그런 틀 깨기가 어렵거든요.ㅋ
성전사-단바인  210.♡.152.20   작성일 : 05-04-12 01:35
고생하셨네요..

사실 병명이란것이 좀 웃기는 것이긴 하죠.

알러지성 결막염이라는게... 그냥 님의 상태를 보고 원인은 모르겠는 상황을

그냥 말하는 것이니까요...

하긴..SARS 유명했던 사스도 풀어쓰면

대충 유행성, 급성, 전염성 호흡기 질병이란 소리니...

(정확하진 않지만 S는 생각안나고, A는 Acute, R은 Respiratory... S는 Syndrome..)



암튼 전문성과 고루고루 잘하는것은

병행하기 참 어려운것 같네요.
코코아  61.♡.65.119   작성일 : 05-04-12 20:28
의사라는 직업도 사람의 몸에 대해 아는 것은 의사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의사에 대해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는 아주 빈약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자기 전문분야 외에는 문외한보다 좀 더 아는 정도, 전문분야라도

수술 스킬 같은 숙련되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한층 본질적인 문제에는

상당히 기대에 못 미치는 듯 했어요. 의사가 물론 신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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