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이 곳에 들어 왔네요^^반갑습니다^^유난히 비가 많이 내리는 요즈음... 한닷 회원들 모두 건강하신지요?장마철...하면 생각나는 어린 시절의 은인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두서없이 올려 봅니다.

초등학교 시절 고질병이던 축농증으로 좋다는 이비인후과를 가보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병원을 다녔던 건 치료하는데에 긴 시간이 걸려도 어떻게 해서든지 수술을 피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하지만 이비인후과에서는 하나같이 수술을 해야 한다 하셨고 부모님께 말씀하시길 축농증은 수술을 해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결정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당시 입을 다물면 숨쉬기가 너무 힘들고 책을 보아도 집중이 되지 않고 축농증으로 두통까지 생겨서 약을 달고 살았습니다. 특히 시험 기간 때에는 정말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무조건 수술을 하라 하셨고 어머니께서는 좀 더 알아보자 하시며 저를 다독여 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수술을 두려워했던 건 친구와 사촌동생이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축농증 수술을 하고도 경과가 좋지 않아 무척 속상해 했던 모습을 본 후 선뜻 이비인후과에서 하라는 수술을 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결국 축농증 수술은 보류한 채 왕복 3시간 소요되는 입소문난 이비인후과를 초등학교 내내 어머니는 저를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제가 중학생이 되어 어머니 걱정을 들으신 어떤 지인께서 축농증을 잘 고치는 한의원이 있다 하시며 소개를 시켜 주셨고 어머니랑 저는 반신반의하며 찾아갔습니다. 축농증으로 답답하고 아픈 곳은 코인데 그 한의사 선생님께서는 제 양쪽 무릎과 다리 부분 그리고 코에 침을 놓아 주셨고 저는 어린마음에 너무 두려워서(지금 생각해 보면 침이 꽂혔던 부분이 아팠던 건 없었네요^^)침이 꽂혀진 채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쓰디 쓴 한약과 함께요ㅠㅠ~~

며칠 후엔 코를 포함한 머리 부분도 마찬가지로 침을 꽂아 주셨습니다. 한의원에서 치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침을 맞는다는 두려움으로 한의원을 가지 않겠다고 어머니와 엄청난 신경전을 벌였던 기억이 나며, 그 후 꾸준히 치료를 하고 난 후 저를 그렇게도 괴롭혔던 두통이 없어지기 시작했고 집중적으로 코와 관련된 치료를 하며 입 다물고도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게 되면서 어머니와 시간이 맞지 않은 날에는 저 혼자 한의원을 가기도 했습니다.

그 때가 장마철이라 날씨가 굉장히 변덕스러웠는데 한의사 선생님께서 오라고 하셨던 날에는 비바람이 몰아쳐도 뚫고 갔던 기억이 납니다.(그 때 폭우가 쏟아져 집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는 통로가 완전히 물바다가 되어 아저씨들이 고무통에 사람을 태우고 정류장 입구까지 바래다 주셨는데 그 고무통을 몇 번 탔던 추억이^^)왜 그렇지 않았겠어요? 입을 다물고도 편안히 숨 쉴 수 있는 세상을 주셨고 두통약 없이 맑은 머리로 책보는 게 초등학교 때부터 지상최대의 소원이었는데 그 염원을 이뤄 주신 분의 말씀인데요~^^~

20여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입 벌리지 않고 코로만(?^^) 편안히 숨을 쉬며 두통약의 이름도 가물가물하고 원없이 보고 싶은 책도 볼 수 있고 제가 축농증 환자였다는 사실도 잊은 채로 살고 있네요^^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경이로울 뿐이며 그 분은 제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습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 축농증의 고통을 겪어 보지 않으신 분은 정말 그 고통을 이루 형용할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교실 환경이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제 동료 중에는 비염과 축농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 역시 이비인후과를 오고가며 제가 이전에 겪었던 고통을 겪고 계신 분들도 계시고 친한 동료는 제 얘기를 듣고 한의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받으며 좋아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료라고 해도 절친이 아닌 경우는 제 경험을 토대로 권유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라 안타깝기도 하고요~

처음 한닷을 들어 온 계기는 최상위 고득점 아이들에게 정보를 주고자 였는데 이제는 이 곳에서 저의 또 다른 미래를 꿈꾸며 찾게 되네요^^

물론 저는 한의학을 맹신하진 않습니다. 그저 제가 겪은 믿을 만한 철저한 이유를 바탕으로 신임을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양의학을 비난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의 무궁 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누구보다도 굳게 믿습니다. 성급한 일반화라고 다그치실 분이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위의 경우 말고도 저를 포함한 저희 가족들은 한의원을 다니며 많은 효과를 보았기에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주제넘지만 그저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곳의 귀한 정보를 자신의 진로 결정에 참고하게 될 중요한 기로에 놓인 수험생들은 몇몇 분들의 부정적인 시각에 흔들리지 마시고 한까들이 어떠한 무기를 들고 덤비더라도 자신의 ‘심지’를 방패삼아 어떠한 변명도 만들지 않는 ‘守約’의 정신으로 그 ‘합격’이라는 목표에만 전념하시라는 말씀을 조심스레 드려 봅니다.

사실...위의 글은 주제넘게 다른 수험생께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제 스스로에게 당부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일과 가사, 육아를 병행하며 한의대 편입을 준비하겠다고 아무도 모르게 시작했던 공부를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물론 저도 오늘부터 다시 수험생이라(^^) 이런 각오의 한 마디를 남기고 싶었던가 봅니다.

아무쪼록 한닷 회원님들의 목표하신 바가 꼭 이루어지시길 바라며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이 평안하시길 거듭 바래 봅니다^^